벌써 9월말 집뒤에 밤송이가 익어서 갈색으로 툭툭 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관리하신 이웃분께서 따기로 했지만 떨어진 걸 그냥두면 벌레가 생겨 못 먹게 되니 텃밭에 물주러 가는 길에 몇개씩 주워 옵니다.

 

그동안 도시에서 살아서 저희 꼬맹이는 밤을 까는 경험을 별로 못해봐서 직접 까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고 밤송이채 가져옵니다.

 

신발로 살살 밟아서 가시껍질을 벗겨내는 게 나름 재밋는 모양입니다. 처음엔 가시에 겁을 내서 안 하려고 하더니 지금은 혼자서도 알밤을 잘 꺼냅니다.

 

 

 

 

그리고는 칼로 껍질을 벗겨서 보통 밥할 때 몇개씩 넣어서 먹습니다. 햇밤이라서 그런지 칼로도 잘 까지기는 한데 그것도 여닐곱게 넘어가기 시작하면 손이 얼얼하더군요.

 

이왕 몇개 밖에 안 되서 그냥 버틸까 생각했는데 내년부턴 텃밭에 밤나무를 다 수확해야하니 뭔가 방법을 찾아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형마트 같은데 보면 밤껍질까는 기계가 있어서 우선 그걸 찾아봤습니다.

 

 

 

 

허거덩~ 별거 아닌 것처럼 생겼지만 지마켓 등에서 저렴한게 40만원 가격 대에 나와있네요. 좀 쓸만한건 70만원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대량으로 장사할 것도 아니고 해서 기계는 우선 포기하고 다음으로 생각해낸 것이 밤가위입니다. 개당 1300원, 배송비가 더 들어가네요~ ㅎㅎ

 

그래서 오늘 배송받았습니다. 안전장치까지 있어서 튼튼해보이는데도 가격은 저렴하네요.

 

 

 

 

써보니깐 정말 칼로 깍는 것보다 힘도 덜 들어가고 덜 위험해보입니다. 하지만 가위날에 붙은 밤껍데기를 제거할 생각으로 살짝 만졌더니 손가락을 베였네요...

 

생각보다 날카로운 만큼 가위날을 만지는 건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빨리 깐다고 까는데 하나 깍는데 1분이 넘게 걸리네요.

 

마트에 파는 깐밤처럼 확확 자르는데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예전엔 밤까는 것도 소일거리, 부업 중에 하나였는데 지금은 기계가 있어서 부업으로는 안 될 듯 싶네요.

 

 

 

삶아서 벗기는 것과 생으로 벗기는게 힘 차이는 별로 안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삶아서 벗기면 중간에 으개지는게 많아서 그냥 생으로 하는게 모양도 유지하고 보관하기에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훔 밤가위도 칼을 쓰는 것보단 쉽지만 그래도 부분 근육만 계속 사용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좀 하다보니 힘드네요. 밤껍질까는 기계가 보급형으로 나와서 좀 저렴해졌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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