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국민학교 때인가? 선생님 한 분께서 서울에선 쌀이 나무에서 자란다고 생각하는 애들도 있다고 얘기를 하셨습니다.

 

뭐 웃기고자 하는 농담이었겠지만 정작 합천으로 귀촌해서 생활하다보니 그 흔한 벼에 대해서도 제가 아는게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9월 초, 아래 사진을 찍은건 8월 말 정도입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경남 고성은 이제 벼에 이삭이 생길려고 한다고 거기 합천은 더 북쪽이니 아직도 생기지도 않았겠네? 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저도 이곳으로 이사를 오기 전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여기 합천은 이미 벼가 익기 시작해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위 사진은 꽃이 핀건데.. 여기선 많이 늦은 상태입니다.

 

이 곳은 마을회관 앞 논으로 다른 곳들 다 모내기 다 끝난 상태에서 가장 늦게 모내기를 한 곳입니다. 그 곳도 고성보단 더 빠른 거죠...

 

그리고 그 이유를 말씀드렸습니다. 경남 고성은 따뜻해서 가을부터 겨울엔 보리를 심는 이모작을 하는데 비해서 여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보리를 심지 않습니다. 겨울엔 아무 것도 안 심는 거죠...

 

 

 

 

고성, 진주에선 6월 정도에 보리를 수확하고, 그 다음에 모를 심게 됩니다. 그에 비해서 여기 합천은 보리수확 시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5월에는 모내기를 하는 거죠... 한달이나 먼저 심으니.. 당연히 성장도 더 일찍 하고 추수도 훨씬 빠릅니다.

 

또 독특한 점, 다른 지역의 가을논을 보면 정말 노랗고 다른 잡초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그게 정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게 여긴 잡초가 정말 눈에 많이 띕니다. 논 가운데 보면 벼보다도 훨씬 키가 큰 풀들이 쭉 올라온게 여기저기 많이 보입니다. 그 이유는 그만큼 제초제를 덜 뿌려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여기도 군에서 지원하는 2미터 정도 크기의 작은 헬리콥터로 항공방제도 몇번 하고 등에 큰 통을 메고 농약도 뿌리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논 규모가 적다보니 대량 살포는 못하는 곳이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직접 잡초를 뽑기도 하시는데 그래도 살아남아서 여기저기 무럭무럭 자라는거죠..

 

이곳 집보러왔을 때에도 논에 잡초가 많은 걸 보고 여긴 농약도 덜 뿌리는 것 같애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말 시골에서 살아봐야 알게 되는 지식도 많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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