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경남합천으로 귀촌을 해서 올해 텃밭에 많은 것을 심어서 많은 꿈을 꿨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하나씩 툭툭 등장하네요.

 

지난 봄에 정말 화려한 하얀 배꽃을 잔뜩 피워서 큰 기대를 준 돌배나무가 이렇게 열매가 잔뜩 열렸습니다.

 

9월 정도되면 제법 수확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벌써부터 그 기대는 완전히 깨져버렸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잎사귀에 노란 반점 같은게 점점 많아지더군요.

 

 

 

 

그러더니 잎들이 대부분 병들어서 시들시들해져버리고 돌배들도 작은 크기에서 대부분 떨어져버렸습니다. 낙과원인을 모르겠네요.

 

잎들이 시들시들해진건 지난 한달 동안 거의 비가 안 와서 너무 건조해져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돌배 중에서는 까맣게 된 것도 제법 있습니다.

 

훔 농약도 안 뿌리고 신경도 안 썼더니 결과가 안 좋은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수확은 안 되도 농약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만큼 힘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열흘전쯤 고라니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잘 자라고 있던 상추, 양배추를 완전히 다 뜯어먹었더군요. 콩잎도 다 먹어지워서 줄기만 남겨놓고 비트도 잎사귀를 다 먹어치웠습니다.

 

한마리인 것 같은데 그 많은걸 다 먹어치웠더군요. 그나마 상추 등은 좀 남겨져 있었는데 그 이틀 뒤에 그 마져도 다 뜯어먹어서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 오겠지 했더니 오늘 낮에도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절 보고는 놀라서 뛰어가는데 정말 뻔뻔한 녀석입니다. ㅋ

 

 

 

 

고라니가 잎만 먹어서 그나마 비트는 덜 자란 상태에서 수확을 했고, 아예 입도 안 댄 감자, 옥수수, 도라지, 토마토, 돌나물(돈나물), 호박은 그래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미 입은 고라니 피해는 어쩔 수 없고 또 심어야죠...

 

물론 예상도 못한 좋은 일도 많습니다. 위 사진은 뱀딸기열매를 건조시킨 것입니다. 텃밭에 많이 자라고 있어서 잘 익었을 때 따서 말렸습니다. 뱀딸기는 암에도 효능이 있다고 하고 몸에도 좋다고 해서 차로 끓여서 마실 생각입니다.

 

그리고 둥글레도 자연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어서 둥글레밥도 해먹었는데 맛있더군요.

 

 

 

 

툭하면 방안까지 들어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청개구리입니다. 집 바로 옆에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가 있는데 그 쪽은 무당개구리도 제법 보입니다.

 

참개구리도 종종 보이고 그래서 밤에는 개굴개굴 정말 시끄럽습니다. 그래도 자동차소음은 아니니 시골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심지면 시끄러울 매미소리도 여기선 즐겁게 느껴집니다. 뻐꾸기, 소쩍새, 휘파람새소리도 종종 들립니다.

 

 

 

 

엊그제에는 창문에 붙어있던 야생 사슴벌레도 발견했습니다. 작년에 이사온 당일에는 반딧불이도 집안에서 봤는데 정말 자연에 가깝다는걸 느낍니다.

 

곤란함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시골생활, 전 좋은 점이 더 많은데 아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싫어하는 벌레들도 많아서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잘 지내는 걸 보면 즐거움이 역시 더 많은 것 같습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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