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고양이와의 적정선 유지하기

시골로 귀촌해서 따로 반려동물은 키우고 있지 않지만 이웃집 고양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돌아다녀서 아예 사료를 사다놓고 매일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달 생활하다보니 고양이세상도 살기 만만치 않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주변 이웃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 주인이 있는 것 같은데.. 쥐나 다른 동물을 잡으라고 밥을 넉넉히 챙겨주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먹을 것을 찾아서 이집 저집 돌아다니는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도때도 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각각 자기 영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고프거나 하면 그걸 무시하고 침범해서 야옹~ 은근하게 기싸움하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제일 뒷쪽

오늘도 몇달간 안 보이던 노란색 줄무늬 야옹이가 등장해서 은근하게 기싸움을 한다고 시끄러웠습니다. 3월달인가도 와서는 한 보름 정도 보이다가 사라졌는데 근 삼개월만에 다시 등장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몸도 좀 지저분해졌고, 야위어진게..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것 같네요.

그 아래 두마리 얼룩이는 바로 옆집고양이입니다. 모녀 관계인 것 같은데 주인집에서는 어미가 밥에 대해서 우선권이 있어서 그런지 새끼는 못 먹어서 지난 겨울에는 빼짝 말라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료를 사다 챙겨주기 시작했거든요.

이젠 많이 통통해져서 볼만해졌습니다. 시골이라서 그런지 다들 밥반찬 같은 것만 좋아하고 사료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어미는 정말 배고플 때 아니면 사료에는 아예 손도 안 대고, 새끼도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서 잘 안 먹더니 요즘은 군말없이 잘 먹습니다.

저희 밥먹는 시간이 되면 냄새를 맡고 오는건지 두마리가 같이 와서는 야옹~ 밥줘~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주인도 아니고 하다보니 적정선을 유지하고자 노력중입니다. 초반에 멸치를 줬더니 매일 밥먹을 때마다 찾아와서 난감했거든요 ㅎㅎ;;

이렇게보면 저희가 맨날 주기만 하는 것 같은데 객관적으로 보면 이웃고양이들과 제대로 공생관계(共生關係)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뭘 해주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집주변의 쥐나 뱀, 두더지 같은걸 잡아줍니다. 저희가 이사온 다음날 아침에 보니 집 입구쪽에 새끼쥐 사체 하나가 놓여져 있더군요. 처음엔 우연이겠지.. 하면서도 혹시저희에게 잘 보일려고 일부러 잡아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지난 몇개월간 두더지 새끼 사체도 하나, 최근엔 새끼 뱀(구렁이) 사체도 둘이나 집 입구 쪽이나 뒷문 바로 앞에 놓여져 있더군요. 나름 자기들도 밥값은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