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수집을 해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끔 뉴스로 동전 재테크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또 오해하는 사람들이 좀 생기겠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1998년 오백원짜리 동전이 몇십만원 한다. 맞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에 불과합니다.


그 당시 IMF로 인해서 일반 시중에 풀 용도로는 아예 제작이 안 되었고 수집용도로 민트세트만 8천개 발행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희소성이 아주 높아서 가격이 비싼거죠.





민트세트는 원래 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가 한 세트로 해서 같이 들어간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시중에 돌아다니는 단품 오백원 짜리 동전은 누군가 세트 케이스를 깨뜨려서 낱개로 돌아다니고 있는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총 갯수가 고작 8천개이다보니 누가 사용해서 흠집이 좀 있어도 가격이 비쌀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에 그게 우연히 거스름돈에 섞여 내 호주머니에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로또 1등 당첨수준이 아닐까 싶네요. 아니 로또는 매주 몇명씩 당첨이 되니 그보다도 훨씬 희박합니다...


역시 비싼 옛날 동전이라고 할 수 있는 1966년 10원 동전 완전 미사용제는 20만원 안팎으로 거래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제의 가치는 얼마나 할까요?





1998년 500원 사용제 주화가 비싸니 마찬가지로 1966년도 십원짜리 사용제도 비싸겠지.. 생각하는데 완전히 틀립니다.


1966년 십원화는 발행량이 1060만개입니다. 다른 년도에 비하면 적게 생산되었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많은 숫자죠... 그러다보니 저금통 같은데 찾아보면 가끔 나와서 사용된 흔적이 있는 것에 가치는 크게 낮습니다. 수집가들 사이에서 상태가 괜찮은게 1 ~ 2천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 같더군요.


몇십만원 받을 수 있는건 처음부터 일부러 수집용도 등으로 잘 보관된게 비싼 거고 은행에서 나와서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며 흠집이 있거나 닳은 흔적이 있는건 가격이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걸 거래하고자 왔다갔다하는 교통비가 더 들죠...




이렇듯 1960년대 ~ 70년대 십원, 오십원, 백원 사용된 주화는 생각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고 가치도 그렇게 비싸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동전재테크라는건 현실성이 없습니다. 거스름돈의 년도를 확인하고 저금통을 백날 뒤적거려봐야 공들인 만큼의 수익이 생기는게 아닌 것입니다.


차라리 지금부터 돈 될만한 아이템을 수집하겠다면 그게 더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앞으로 화폐수집이 돈이 될거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표수집만 하더라도 1980년대이전에는 붐이었지만, 점점 사람들이 편지를 덜 쓰면서 지금은 예전보다 더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앞으로 동전없는 세상이 올거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 지폐와 주화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요? 찾기힘들어진 만큼 더 올라갈까요? 아니면 우표처럼 잊혀져서 가격이 하락할까요?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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