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보호받고자 하는 공간입니다.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살고 있는 곳을 다른 이웃들과는 공유하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하면서 눈치도 많이 봐야하고 조심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의 눈치를 봐야할까요? 사람이 아니라 동물입니다.


작년에 이사를 왔는데 지난 겨울,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지내다보니 어느 날부터 이웃집 고양이가 매일 밤 와서는 아궁이 바로 옆에서 잠을 자더군요.





한밤중에 양칫물을 뜨려 아궁이 대형솥으로 다가가는데 갑자기 까만 것이 후두둑 튀어 도망가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처음엔 저희와 거리감이 있어서 아궁이물을 한 바가지 뜨려고 다가가거나, 아궁이에 장작이라도 더 넣으려고 가면 멀찍이 피했다가 다시 와서는 잠들었는데.. 그렇게 한달 정도 지나다보니 익숙해져서인지 다가가도 그냥 앉아서 뭘하나 빤히 쳐다보고 있더군요.


저희집 가족들이 초봄까지 이웃집 고양이의 눈치를 보면서 겨울을 보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또 매일 방문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바로 물까치들.. 물까치는 겨울에 군집생활을 해서 몇십마리가 우~ 몰려 다니면서 엄청 시끄럽게 떠들고 다닙니다.


욘석들의 문제는 집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면서 논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놀고 돌아다니다보면 여기저기 응아를 누어놔서 말릴려고 널어놓은 빨래를 엉망을 해놓습니다. ㅎㅎㅎ;;


진주 살 때에도 물까치떼가 돌아다녔는데 겨울 한철에만 그렇게 몰려다녀서 여기서도 봄이면 안 보이게 될 줄 알았더니 여기 합천에선 봄에도 3 ~ 10마리 정도 패거리로 몰려다니네요. 빨래를 해두면 꼭 한두개는 새 똥으로 다시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ㅎㅎㅎ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등장한 새 이웃은 바로 개구리..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참개구리.. 야행성이라고 특히 밤이면 마당을 여기저기 뛰어다니는게 목격됩니다.


그래서 밤에 마당으로 나갈 땐 혹시라도 밟지 않으려고 조심조심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시골집은 동물들과 공유해가면서 살아야하는게 아닌가 요즘 느낍니다. 집주인이지만 허락 받지 않은 불청객들을 다 친구로 인정하고 받아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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