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중개소를 통해서 전셋집을 소개받았는데 바로 가계약금을 송금해라는 권유를 들었다는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게 관행이 된건지 물어보시더군요.

 

사실 전세나 월세, 매매를 찾으러 돌아다니다 보면 예전에도 계약금부터 입금해라고 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다른 곳보다 시세가 낮게 나와있어서 다른 고객이 먼저 계약해버리면 후회한다면서 집 구경하자마자 돈 얘기부터 꺼내는 거죠...

 

냉정하게 본다면 이런 권유는 매수자나 세입자를 위한게 아닙니다. 집주인과 부동산중개인의 이익을 위한 거죠...

 

 

 

 

사람이라는게 한번 대충보고 옆에서 중개하는 사람이 장점만 얘기하면 아~ 여기 정말 괜찮은 집인 것 같다.. 하고 혹하는게 정상입니다.

 

거기에 시세도 저렴해서 어제 오늘 구경한 사람이 두세명 된다.. 누구든 먼저 입금하는 사람이 임자! 라고 얘기하면 정말 바로 안 잡아두면 누군가 다른 사람이 가로채 갈 것 같은 불안감이 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거의 99% 뻥입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부동산에선 어딜 가든 다 같은 소리를 합니다. 중개가 성사되면 수수료가 떨어지는 이익관계자의 말은 믿을게 못 됩니다.

 

실제 집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전엔 파악하지 못 했던 단점이란 단점은 다 생각나기 시작합니다.

 

창문, 보일러, 대문이 너무 낡았더라... 요즘 누수나 곰팡이 문제가 많다던데 제대로 확인도 안 했다... 주변에 주차할만한 곳이 없다... 주변에 소음이 너무 잘 들릴 것 같다... 정말 셀 수 없이 떠오르죠.

 

 

 

 

다행히 가계약금이라도 안 걸어놨다면 며칠 내로 시간 내서 한번 더 보고 결정하면 됩니다. 수리가 필요한 부분은 요구할 수 있고 합의가 안 되면 다른 주택을 찾아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미 걸어놨다면? 취소하면 걸어놓은 가계약금 몇백만원 그냥 날리는데.. 취소도 못합니다. 울며겨자먹기로 그 집에 들어가야하는 것입니다.

 

계약전에는 반드시 제대로 살펴보고 계약금을 입금해야 후회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계약을 걸어두는건 정상적인 법률행위가 못 될 때가 많습니다. 집주인도 만나지 못해서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우선 부동산중개인이 얘기해 놓은 집주인 계좌로 돈부터 입금해 놓는 것입니다.

 

추후 문제가 생기면 소유자는 계약성립을 주장할 수 있는데.. 매수자, 세입자는 주장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소유자가 "난 연락 못 받았다... 내가 맡겨놓은 다른 중개소를 통해서 이미 계약했다. 당신이 가계약금이라고 넣은 것은 일방적으로 입금한 것에 불과하니 그 돈만 반환하겠다" 해버리면 할 말 없습니다.

 

소유자의 취소행위에 대한 배상금으로 계약금의 배액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것이니.. 배상금을 못 받는 것입니다.

 

가계약이라는건 매수자, 세입자 측에 아주 불리한 조건인 것입니다. 절대! 관행이 아닙니다.

 

부동산을 매매한다거나 전세, 월세를 구하는 것은 큰 돈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는 것이지.. 한번 대충 둘러보고 아! 여기 괜찮다! 이렇게 판단할 문제가 아닌 겁니다.

 

언제, 어디서든 타인에게 입금할 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후회할 일이 덜 생깁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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