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을회관에서 봄맞이 청소를 한다고 나와달라고 이장님이 방송을 하시더군요. 좀 놀랐습니다. 작년에는 그런 얘기를 듣지 못했었는데.. 아마 그 땐 제가 회사 등으로 다른 곳에 있어서 몰랐던 모양입니다.

 

나가봤더니 집게와 비닐포대 자루 하나씩 들고 나오셨더군요. 저도 바로 챙겨서 나갔습니다. 마을 주변도로에는 거름봉투 등의 비닐쓰레기들이 대부분인데 문제는 개울가... 시골에서도 대부분 종량제 봉투로 수거가 되지만, 여전히 쓰레기를 태우는 곳이 많습니다.

 

여기 합천에선 아궁이집이 많아서 아궁이에 태우는 경우도 많은 것 같지만, 비닐이나 스티로폼 같은 건 유독가스가 나오니깐 좀 떨어진 곳에서 태우는 것입니다.

 

 

 

 

진주에 보니 집집마다 앞에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놓고 거기서 개별적으로 소각하던데.. 여긴 그렇게 안 하고 개울가 같은 곳에서 모아서 태우는 것 같습니다.

 

쓰레기 소각은 불법이고, 저 개인적으로도 아주 안 좋아하지만 몇십년 그렇게 생활해오신 시골분들께는 그게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 외지인으로 이사온지 얼마되지도 않는 제가 뭐라고 얘기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게 아쉽습니다.

 

개울가는 그런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태워지고 쌓여서 정말 엉망인데 종량제봉투를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딱히 해결책도 없는 것 같습니다.

 

 

 

 

청소를 끝내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한 다음에 나무를 하러 나왔습니다. 저희 집도 아궁이집이다보니 땔나무가 많이 필요합니다.

 

산림조합에서 장작용 나무를 파는데 그건 2미터 정도 되는 통나무라서 전기톱으로 잘라야합니다. 게다가 운반해야해서 트럭도 없고 전기톱도 없는 저희 입장에선 그림의 떡! 뭐 트럭이야 빌린다고 하더라도 집 안 까지 차가 안 들어와서 옮기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웃 할아버지께서도 땔나무를 파시는데 솔직히 돈주고 사는게 훨씬 편하지만, 연세 있으신 할아버지께서 힘들게 하신 장작을 젊은 넘이 돈만 내고 사서 쓰는건 아무래도 제 성격에 좀 그래서 직접 나무를 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지게도 한 짐 정도 하면 대충 2 ~ 4일 정도 때울 땔나무가 됩니다. 아궁이 불 지피는 것도 요령이 많이 필요하더군요.

 

무조건 많이 넣다가는 방에 장판이 다 눌러버립니다. 굵은 통나무는 한번 넣어놓으면 긴 시간 타지만 화력은 되러 약합니다. 잔가지나 잘라놓은 장작이 훨씬 화력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잔가지를 많이 해서 열을 높이고 아궁이 가마솥에 물이 슬~ 끓을 정도가 되면 그때부턴 굵은 통나무를 가끔 하나씩 넣어서 올려놓은 방 온도를 꾸준히 유지하게 하는게 요령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구해놓은 잔가지는 비 안 맞는 곳에 며칠, 굵은 통나무는 반년에서 1년 정도는 말린 다음에 사용해야 화력이 좋습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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