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아오면서 나무 가지치기를 해볼 일이 없었습니다. 몇년전에 잠시 귀촌 예행연습을 해보려고 진주 진성면에서 월세로 1년 정도 생활할 때 그 집에 감나무가 있었는데 그건 손댈게 별로 없습니다.

 

감농사를 지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짤라야할 가지는 손으로 잡으면 알아서 뚝뚝 떨어집니다. 다른 나무는 제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자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합천으로 이사를 오면서 직접 관리를 해야하는 수목들이 제법 생겼습니다. 밤, 감, 대추, 돌배, 가시오가피, 산수유, 두릅, 뽕나무 등 종류도 제법 됩니다.

 

 

 

 

지목은 전(밭)인데 언덕을 깍아 만든 계단식 밭이고 몇년간 관리가 안 되서 잡초와 칡덩굴로 뒤덮여져 있었습니다.

 

나무들도 제대로 관리가 안 되서 키만 멀대처럼 컸습니다. 과실수는 키가 너무 크면 열매를 수확하기 힘들어져서 많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바로 자라는 나뭇가지는 적당히 쳐주는게 좋습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땐 나뭇잎도 다 떨어져서 수목 종류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그냥 두는 것보단 나뭇가지를 적당히 정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년엔 소심하게 조금 조금씩 조심해서 잘랐지만 올해 봄 여름에 보니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심하게 잘라도 봄이 되면 알아서 무럭무럭 자랍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잘라주는게 성장을 도울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두나무가 하나 있는데 손도 안 되고 그냥 뒀더니 겨우 열매가 3개 열리더군요. 그래서 최근에 아예 잘라버렸습니다. 올해 초에 보니 아랫쪽에 작은 가지들이 새로 많이 자라든데 그 중에 몇개를 남겨서 키우는게 더 나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돌배나무도 너무 커서 좀 잘라야할 것 같습니다. 올해 배꽃이 엄청나게 폈었는데 열매는 탁구공만 한 상태에서 더 커지 못하고 다 떨어져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나무를 좀 쳐서 크기를 좀 줄여야할 것 같습니다.

 

뽕나무도 키가 너무 크니. 뽕잎도 따기 힘들고, 올해보니 뽕나무이가 생겨서 오디도 별로 안 열리더군요. 잘라서 키를 다 줄여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시오가피 나뭇가지는 말려서 약재로도 쓴다니깐 잘라서 건조를 시켜둬야겠습니다. 올해는 정말 과감하게 겨울 가지치기를 하겠습니다.

Posted by 꾸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