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귀촌한 다음에 생긴 새로운 즐거움 중에 하나가 겨울에 아궁이에 군고구마를 편히 해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도시에서도 전기오븐으로 종종 구워먹었습니다. 그런데 한겨울에는 전기장판, 난방기 같은 전기먹는 하마 때문에 오븐까지 돌리는건 좀 부담되어서 잘 안 해먹게 됩니다.

 

그리고 왠지 몰라도 옛날 길거리에서 큰 드럼통에 장작불로 군고구마를 구워먹는 것과는 좀 분위기도 다르고 맛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서 아궁이에서 굽는 건 장작불에 직화로 굽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습니다.

 

10월 정도부터 다음해 4월 정도까지는 종종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지금 같은 한겨울에는 새벽 시간 외에는 거의 하루종일 불을 지피니 언제든 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왕 난방을 위해서 땔감은 계속 들어가야하는거니.. 따로 비용도 안 듭니다.

 

지난주 호박고구마 한입크기 짜리를 10kg 샀는데 한 5일 해먹었더니 이젠 한 번 정도 해먹을 분량밖에 안 남았네요.

 

 

 

 

아궁이에서 구워먹긴 쉽습니다. 우선 손잡이 없는 분리형 후라이팬에 씻은 고구마를 놓은 다음에 알루미늄 호일로 씌워놓습니다. 너무 크면 속까지 잘 익지 않아서 저희는 주로 한입 크기나 좀 길이가 긴 형태로 많이 구입합니다.

 

손잡이 없는 후라이팬을 쓰는 이유는 넣는 위치에 따라 장작불에서 가까우면 잘 익고, 멀면 못 익고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열 전도율이 높은 후라이팬을 이용해서 전체적으로 잘 익힐려고하는 것입니다. 효과가 좋습니다.

 

예전에 길거리에서 군고구마장수는 그냥 굽거나 하나씩 알루미늄 호일을 씌웠는데 하나씩 포장하긴 귀찮아서 그냥 후라이팬에 다 넣고 위를 알루미늄 호일로 씌웁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장작이 타면서 생기는 먼지, 그을음이 고구마 위에 묻지 않게 하려는 건데.. 안 씌워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구운 다음에 탈탈 털어주면 먼지는 다 잘 날라갑니다.

 

굽는 시간은 화력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불에 가까이 두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저는 장작 바로 옆에 걸쳐놓고 1 ~ 2시간 정도 둡니다. 그렇게 하면 아랫쪽이 약간 탈 때도 있는데 먹을 때 탄 부분만 제거하면 됩니다. 다 굽힌 상태에서 그냥 둬도 식지도 않으니 보관도 용이하죠.

 

매번 먹을 때 정신 없이 먹다보니 완성본 사진을 한번도 못 찍었습니다. ㅎㅎㅎ 정말 겨울철 간식으로 아궁이표 군고구마가 딱인 것 같습니다.

 

 

 

 

꼬맹이가 지게를 한번 타고 싶다고 해서 지게에 태우고 사진 한장 찰칵!

 

땔나무를 구하러 가끔 지게를 메고 뒷산에 올라갑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tv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것처럼 오지 산속에서나 직접 땔감을 구해다닐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사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직접 땔감을 구해야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매일 불 지펴야 하는게 귀찮긴 하지만 나름 재밋는 시골생활의 일부입니다.

Posted by 꾸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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